월요단상

월요斷想[關東八景]

효관 2021. 7. 4. 21:40

월요斷想[關東八景]

 

전국에 있는 각 지역마다 빼어난 경치를 가진 8곳을 통칭 팔경(八景)이라 부르는데, 예로부터 풍광 좋은 곳을 대신하는 말로 6, 8, 10, 12경이 있습니다.

중국의 명승지인 후난 성 동정호 남쪽 언덕 양자강 중류에는 소수(瀟水)와 상강(湘江)의 물이 합쳐져 동정호로 흘러 들어가는데, 이곳의 경치가 아름다워 송나라 시대 이성(李成)이란 화가가 소상8경도(瀟湘八景圖)라는 이름으로 이 자연 풍광을 화폭에 담았다고 전해집니다.

이 그림에는 그곳의 여덟 가지 각각 다른 사계(四季)의 경치가 담겨져 있어서, 이를 두고 팔경(八景)이라 이름 지었고, 이후 이 소상8은 자연에 대해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감정과 정서를 대신하는 말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한다.

그 후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자기 고장이나 여행지의 명승을 소상8경도에 대입시켜 시화(詩畵)로 만들었는데, 대표적인 예로 우리나라에서는 관동8, 단양8경이 손꼽힙니다.

 

관동팔경[關東八景]

관동팔경은 영동지방을 따라 남북으로 늘어서있는 관동지방의 8가지 명승지를 말합니다.

관동팔경 중 대부분이 신라의 전설적인 화랑 신라사선(新羅四仙)과 관련된 곳들입니다. 남북국시대의 전설적인 화랑 4인조가 있었는데, 이들은 영랑(永郎), 술랑(述郎), 남랑(南郞), 안상(安詳)입니다.

이들의 활동 시기는 통일신라 효소왕 시기로 여겨지며, 고려, 조선시대까지 여러 문인들의 기록에서 최고의 화랑으로 칭송받아 사선의 행적을 성지 순례하는 것이 유행했었습니다.

관동팔경은 통천의 총석정(叢石亭), 고성의 삼일포(三日浦), 간성의 청간정(淸澗亭), 양양의 낙산사(洛山寺), 강릉의 경포대(鏡浦臺), 삼척의 죽서루(竹西樓), 울진의 망양정(望洋亭), 평해의 월송정(越松亭)을 통틀어 관동팔경이라고 하는데, 관동팔경에 평해의 월송정 대신, 흡곡의 시중대(侍中臺)를 포함시키기도 합니다.

고려 말의 문인 안축(安軸)은 경기체가(景幾體歌/고려 중기 이후에 발생하여 16세기경까지 명맥이 이어진 시가 장르)관동별곡에서 총석정·삼일포·낙산사 등의 경치를 읊었고, 조선 선조 때의 문인이자 시인인 정철(鄭澈)은 가사(歌詞/조선 중기부터 불린, 가사체의 긴 사설을 담은 노래)관동별곡에서 금강산 일대의 산수미(山水美)와 더불어 관동팔경의 경치를 노래하였습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있어서 자연팔경(自然八景)’은 어디입니까?

서양에서는 행운의 숫자를 칠()로 여기지만, 팔경(八景)은 팔()을 중시하는 동양적 사고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동양에서는 숫자마다 간직한 의미가 있습니다. 역경(易經)』 「계사전(繫辭傳)에서는 하늘은 칠[天七]이요, 땅은 팔[地八]이라고 했습니다. 땅을 건(, 서북), (, ), (, ), (, ), (, 동남), (, ), (, 동북), (, 서남)으로 나누는데, 이것을 여덟 방위를 나타냅니다.

이 여덟 방위는 땅의 전부를 가르키며, 곧 자연을 일컫는 말입니다.

그래서 팔경은 자연 전체를 아우르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는 우리 동네의 자연팔경 명소나, 관동팔경, 단양팔경, 정선 화암팔경 등을 직접 또는, 저서를 통하여 지역의 문화와 산수미를 만나보는 그런 한주였으면 합니다.

 

20210705

曉觀山房에서

仁潭合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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