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

월요斷想[身言書判]

효관 2022. 8. 28. 23:01

월요斷想[身言書判]

 

최근 정치권에서는 법무장관에 대한 팬덤(fandom)현상과 장관 취임식 영상이 100만 조회를 넘는 등 한동훈 신드롬이란 분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팬덤현상은 대중문화가 확산되면서 나타난 현상의 하나로, 팬덤이 문화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하자 팬덤문화라는 말도 탄생하였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초 가수 조용필을 따르는 오빠부대가 팬덤의 시초로 여겨집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한 장관의 인기가 높아지는 이유를 '신언서판'을 들고 있습니다. 반면, 최근 정치인에 대한 논란에도 신언서판(身言書判)이 등장하는데, 이는 용모, 언변, 문필, 판단력 등의 인재 등용 기준을 의미합니다.

 

신언서판(身言書判)

해랑서예 한문어학당의 신언서판 고사성어의 유래와 해석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신언서판(身言書判)1,300여 년 전 당()나라 때 관리를 등용하는 시험에서 인재 평가의 기준으로 삼은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중국뿐만 아니라,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관리를 등용하는 데 있어서 평가의 중요한 근거였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신당서(新唐書)()45() ()35 선거지(選擧志)()에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옵니다.

凡擇人之法有四 : 一曰身, 體貌豐偉, 二曰言, 言辭辯正;, 三曰書, 楷法遒美, 四曰判, 文理優長

해석하면, 무릇 사람을 고르는 법[택인지법(擇人之法)]에는 네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몸()인데, 그 얼굴과 몸매가 듬직하고 위풍당당해야 하고[체모풍위(體貌豊偉)],

둘째는 말(), 그 말하는 바가 조리가 있고 반듯해야 하며[언변변정(言辭辯正)],

셋째는 글()인데, 글씨가 해서처럼 또박또박 정확하면서 아름다워야 하고[해법준미(楷法遒美)],

넷째는 판단력()인데, 사안의 이치에 대한 판단력이 우수하고 뛰어나야 한다[문리우장(文理優長)].

이런 인재 등용의 지침을 만든 이는 사람 보는 데 누구보다 뛰어났다는 평을 받는 당나라 태종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황태자의 난' 등 여러 역경을 극복하고 황제에 올라 중국 역사상 매우 뛰어난 성군으로 평가받으며 재위를 마쳤는데, 그는 실제로 이런 기준에 근거하여 인재를 등용했고, 그 결과 후대에 확립된 과거시험에서도 이는 인재 등용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있어서 신언서판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최근 신언서판정치·경제관련된 많은 도서가 출간되고 있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란 것이 사실 쉽지 않음에 옛 성현들은 전선(銓選), 즉 알맞은 사람을 골라 뽑아 제대로 기용하는데, 객관적이고 엄격한 판단기준을 만들어놓고 항상 신중하게 인재를 뽑았습니다.

특히, 국가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이끌어 나갈 훌륭한 지도자 역시 인사·예산·사업 등에 대한 판단력도 중요하지만, 민주주의가 지향하는 방향과 4, 5차 산업 사회가 요구하는 것을 정확히 판단하고, 미래 국가산업을 육성할 수 있으며, 인구정책과 지역 균형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한 시국입니다.

이번 주는 우리가 신언서판과 정치·경제에 있어서 어떠한 기준에 의하여 활용되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는 그런 한주였으면 합니다.

 

102/20220829

曉觀山房에서

仁潭合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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