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

월요斷想[高麗佛畫]

효관 2021. 11. 1. 03:17

월요斷想[高麗佛畫]

 

국립중앙박물관은 2010년 기획특별전으로 교려불화대전-700년 만의 해후를 마련하였는데, 이 특별전은 세계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던 고려불화의 명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고려불화의 역사적 의미와 예술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조명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습니다.

필자는 이 특별전 관람을 통하여 우리 선조들의 숭고한 정신세계와 심오한 불교의 교리를 예술적으로 승화한 고려불교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가 되었고, 당시 구매한 도록(圖錄)을 통하여 고려불화에 대해 몇 주 나누어 함께 생각을 모으고자 합니다.

 

고려불화[高麗佛畫]

고려불화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종교예술품으로 손꼽힙니다.

단아한 형태, 붉은색·녹색·청색 등 원색을 주조로 한 화려한 색채의 조화, 호화로운 금니(金粉)의 사용, 물 흐르는 듯 유려하면서도 힘 있는 선묘(線描/선으로만 묘사하는 그림)는 당시 독보적인 미의 세계를 창조했던 고려인의 높은 품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후삼국 시대의 분열과 혼란을 극복하고 다시금 한반도에 통일 왕조를 건설한 고려(918~1392)는 군소 호적들과 지식층에 대한 적극적인 포용 정책실시와 동시에 새로운 왕조의 사회 통합 이념으로서 불교사상을 기반으로 삼았습니다.

고려의 불교는 통일신라(676~935)에서부터 시작된 각종 종파가 더욱 다양하게 발전하여 국가불교로서 발전하였으며, 향도(香徒/화랑도의 다른 이름) 등 각종 불교 결사의 활동으로 다양한 사회 계층 전반에 깊이 뿌리를 내리게 되었습니다.

특히, 고려불화는 기본적으로 통일신라시대 불화 전통을 이어받았지만, 활발한 대외 교류를 통하여 중국 송·원대 불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고려불화 제작과정[高麗佛畫 製作過程]

고려불화의 제작기법을 살펴보면, 대부분 비단 바탕 위에 광물질로 만든 안료를 사용하여 제작되었는데, 고려불화의 화려하고 안정된 색감을 이루는 주조색인 적색, 녹색, 청색은 각각 주사(朱砂), 석록(石綠), 석청(石淸) 광물성 안료를 사용하였습니다.

안료를 만드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원석을 곱게 갈아 가루를 만든 후 맑은 아교 물을 부어 여러 차례 걸러서 입자를 크기별로 분류하는 이 과정을 연표(硏漂)라고 하는데, 큰 입자의 안료는 짙은 색, 작은 입자의 안료는 옅은 색을 내는 데 사용하였습니다.

고려불화의 채색효과를 발현하기 위하여 배채법(背彩法)을 사용하였는데, 바탕천의 뒷면에 색을 칠하여 안료가 안면에 배어 나오게 한 후 앞면에서 채색이나 음영을 보강하는 기법이었습니다.

이 기법은 지금까지 고려불화가 중후하고 선명한 색감을 내면서 안료가 떨어져 나가는 것을 막아 오랫동안 보관·관리 및 현재까지도 고려불화의 아름다운 모습을 고스란히 전하는 중요한 기법의 하나였습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있어서 고려불화의 예술성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고려인들은 불교에 기대어 각자의 소망을 발원하였으며, 사찰을 세우거나 경전, 불화를 조성하는 일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이에 더하여 고려 시대의 무르익은 귀족문화와 세련된 취향은 고려불교와 같이 숙련된 기법과 귀한 재료, 오랜 시간의 정성과 노력을 요구하는 수준 높은 불교 미술품이 발달한 배경이 되었습니다.

이번 주는 가까운 박물관이나 종교사찰을 찾아 우리 전통문화를 이해하고, 불화에 대하여 생각·감상해보는 그런 한주였으면 합니다.

 

059/20211101

曉觀山房에서

仁潭合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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