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斷想[언저리 삶]
국어사전에 ‘언저리’는 ‘둘레를 이룬 가나 그 가까이’, ‘어떤 나이, 시간의 전·후’로 ‘주위, 주변, 부근, 근처’의 뜻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홍원표 명예교수의 저서 『현대 정치철학의 지형』 서문 「언저리의 정치적 사유」에서 우리들의 인간적인 삶에서의 언저리 개념을 정치적 삶과 연계시켜 정치적 사유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홍원표 정치철학가는 초월적 세계와 내재적 세계를 상징하는 이원적 세계관에서 양자가 존재하는 ‘경계선상의 경험’과 이성과 비이성의 두 영역 주변에서 나타나는 ‘분계점상의 경험’은 우리 모두에게 ‘언저리의 사유’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은 현재의 삶을 영유하고 있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과거와 아직 존재하지 않은 미래 사이에서 삶을 영위하기 때문에 중간영역을 떠난 삶은 생각할 수 없으며,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두 극단적 언저리를 연결시키는 다리 또한 필요하다’ 하였습니다.
이러한 ‘연결다리’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인간의 삶에서 인문학과 정치철학적 사유[思惟]를 통해 보편타당한 해답을 찾아야 합니다.
여러분의 삶에 있어서 ‘언저리’는 어떤 의미입니까?
여백[餘白]!
한국화나 동양사상에서는 여백이 그림이나 정신세계를 더 아름답고 충만하게 해 줍니다.
그러나 굳이 채우지 않아도 되는 그 여백은 가끔 우리의 삶에서 많은 두려움을 주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그 삶의 여백이 남들과의 비교를 통하여 무엇이든 빽빽이 가득 채우고 싶어지고, 또는 너무 텅 비어있다는 생각에 자신 스스로를 위로하는 그런 삶의 여백! 그 언저리에서의 삶을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인위적 세계인 현상세계와 연관시킬 때 ‘언저리’는 새로운 세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시간적·공간적 장소입니다. 그러므로 ‘언저리’에서의 사유를 통해 인간의 삶을 생각하고, 나만의 여백을 찾는 그런 한주였으면 합니다.
2020년 11월 16일
曉觀山房에서
仁潭合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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