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

월요斷想[文化遺産]

효관 2021. 10. 24. 23:43

월요斷想[文化遺産]

 

우리 전통미술의 우수성을 국내외 널리 소개하고자 호암미술관은 위대한 문화유산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대고려국보전조선전기국보전을 개최한 이래, 19987월 그 세 번째 전시로 조선후기국보전을 개최하였습니다.

필자가 호암미술관이 주최한 전시 관람을 통하여 소장하고 있는 도록(圖錄)은 조선 시대 후기에 남겨진 미술 문화의 흐름과 특장을 조명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지금까지 소중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후기 문화유산[文化遺産]

조선 후기인 18, 19세기의 2백여 년간은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한껏 드날리면서 문화의 황금기를 구가하다가 마침내는 열강의 침략으로 왕조의 몰락을 겪었던 다사다난했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유례없이 우리 고유의 독자성을 뚜렷이 드러내며 한국미의 새로운 경지를 일궈낸 조선 후기 문화유산들은, 지금까지도 면면히 이어져 내려와 한국문화의 든든한 바탕을 이루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성리학과 실학을 사상적 기반으로 회화에서는 진경산수와 풍속화가 발달하였고, 도자기에서는 한국적 문양과 다양한 기형이 등장하였으며, 이러한 문예부흥의 기운은 생활용품인 목가구, 금속공예, 민화에까지 두루 영향을 끼쳐서 격조 높은 생활의 미를 창출하였습니다.

전 국립중앙박물관 정양모 관장은 조선 후기 미술의 특징에 대한 대담을 통하여, 조선 후기 미술에 나타난 조형적 특징을 단순성, 간결성, 그리고 그러한 작품들에서 나오는 대범함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 예를 들어 도자기를 만들 때 물레를 돌려 성형하는데, 도자기 속과 겉면 일부의 물레자국은 그대로 남겨두기도 하고, 굽을 깍을 때 돌아가는 칼자국을 남겨둔다든지, 귀얄[풀이나 옻 따위로 무엇을 칠할 때 쓰는 도구]이나 담금분장[백토물에 그릇을 덤벙 담가 백토를 씌우는 기법]을 해도 귀얄자국이나 밑둥의 태토[胎土 : 도자기를 만드는 원료인 흙]를 드러낸다든지 하는데, 바로 그런 거친 듯한 데에서 생명력을 찾을 수 있다 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전통문화에는 어떤 법도(法道), 즉 법칙이 있는데, 법률로서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연연히 내려오는 정신적인 맥으로 설명하였습니다.

우리 문화에는 매우 자유분방하면서 거기에 흐르는 기본정신의 맥이 시대에 따라 바뀌어 가긴 하였지만, 그 전통을 법도, 질서, 시대정신으로 이어져 왔기 때문에 지금도 문화유산이 전통성을 갖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있어서 시대정신인 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대부분 우리의 법도를 파괴한 것은 일제 강점기부터라고 합니다. 그리고 미군이 들어와 우리의 정신과 법도가 없어진 틈을 타 서양 문화가 들어오면서 또 한 번 일시에 우리 문화가 바뀌었습니다.

이러한 우리 전통문화가 사라지면서 이제는 불과 100년 전의 우리 것이 아득한 먼 원시시대의 것 인양 엄청난 단절을 겪고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지금은 자기 나라의 고유한 것이 세계에서 상당히 주목을 받고, 우리의 시대정신인 맥을 현대적으로 변형해 나가면서 우리 문화가 세계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화의 가장 큰 특징인 독창성과 개성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듯이, 시대정신을 배워서 거기에 뿌리를 내려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현대를 사는 우리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주는 가까운 박물관이나 전시장을 찾아 우리 전통문화를 이해하고, 시대정신을 생각해 보는 그런 한주였으면 합니다.

 

058/20211025

曉觀山房에서

仁潭合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