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

월요斷想[秋史體]

효관 2021. 8. 8. 15:32

월요斷想[秋史體]

 

유흥준 교수의 완당편전 1 : 일세를 풍미하는 완당바람학고재신서 31(2002) 서장(序章) 저 높고 아득한 산첫 주제는 세상에는 추사를 모르는 사람도 없지만, 아는 사람도 없다입니다.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 1786~1856)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조선시대의 서예가로서 우리나라 4대 명필 중 한 분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특히, 글씨뿐만 아니라 그의 학문에서 추사는 실학(實學) 중에서도 금석학(金石學 : 고대의 역사사건, 사라져버린 문화·언어·문자 체계를 알려주는 유일한 현존기록인 금속문을 연구하는 학문)과 고증학(考證學 :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실학 필요성을 강조하며, 경학(經學)과 사학(史學)에서의 실증적 연구방법이 모색·발전한 학문)에서 당대, 그리고 국제적 최고의 석학이었습니다.

 

추사체[秋史體]

많은 사람들은 추사체를 기괴한 글씨라고 말하면서도, 추사체를 함부로 논하기 힘든 이유는 추사의 글씨, 이른바 추사체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데서 시작합니다.

추사가 궁극적으로 역사적 인물로 평가받는 것은 역시 서예가로서 추사인데, 추사의 글씨는 오래 전부터 난해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추사체는 대단히 개성적인 글씨입니다.

일반적인 아름다움, 평범하면서 교과서적인 미감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추사의 글씨에서 괴이함과 당혹감을 느끼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입니다. 바로 그 괴이함이 그의 예술적 개성이자 높은 경지의 아름다움이라는 것입니다.

, 추사체는 전통적인 순미(純美), 우미(優美)가 아니라, 반대로 미적 범주에서 추미(醜美)를 추구했고, 파격의 아름다움, 개성으로서 괴()를 나타낸 것이 추사체의 본질이자 매력인 것입니다.

추사와 동시대 인물인 초산(樵山) 유최진(柳最鎭 : 1791~1869)추사 글씨 편액에 부쳐(제추사영편/題秋史楹扁)에서 추사체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습니다.

추사의 예서(隸書)나 해서(楷書)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는 자들은 괴기(怪奇) 한 글씨라 할 것이요, 알긴 알아도 대충 아는 자들은 황홀하여 그 실마리를 종잡을 수 없을 것이다.

원래 글씨의 묘()를 참으로 깨달은 서예가란 법도를 떠나지 않으면서 또한, 법도에 구속받지 않는 법이다. 글자의 획이 혹은 살지고, 혹은 가늘며, 혹은 메마르고, 혹은 기름지면서 험악하고 괴이하여, 얼핏 보면 옆으로 삐쳐나가고, 종횡으로 비비고 바른 것 같지만, 거기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있어서 추사의 추사체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습니까?

추사는 평생 많은 문자도장을 새겨 작품 첫머리에 찍은 두인(頭人)으로 불계공졸(不計工拙)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뜻은 잘되고 못되고를 가리지 않는다는 뜻이 있습니다.

그런 경지의 추사체를 우리의 평범한 눈으로 어떻게 따지고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인데,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그저 알면 아는 대로, 모르면 모르는 대로 감히 평하고 논하는 것은 불가능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면서 비록 위작이 많은 추사 글씨지만, 이번 주는 국립중앙박물관 등을 통해, 아니면 추사체와 관련 책자 등을 통하여 추사체를 이해해 보는 그런 한주였으면 합니다.

 

20210809

曉觀山房에서

仁潭合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