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斷想[磨磚成鏡]
월요斷想[磨磚成鏡]
김형중 박사의 『깨달음으로 이끄는 대장경 속 한마디』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은 높고도 넓어 인생 고해바다를 건너가는데, 그 지혜가 팔만사천가지나 된다고 해서 ‘팔만사천가지의 큰 지혜가 담겨진 경전’을 「팔만대장경」이라 부릅니다.
이 책은 김형중 박사가 법보신문에 2년 동안 연재한 「대장경 속 명구」를 다시 정리하여 엮은 것으로 불교공부를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방대한 대장경 속에서 결정체가 무엇일지 궁금해 하고, 또 그것을 하나로 모아보고 싶은 소망이 있을 것입니다.
『깨달음으로 이끄는 대장경 속 한마디』에서 참 진리이며, 교훈이 되는 어록 하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마전성경[磨磚成鏡]
『마조어록(馬祖語錄)』의 벽두(劈頭)에 나오는 글로 이 글은 중국 호남성 형산 전법원에서 마조도일(馬祖道一)선사가 선종 7대조사인 남악회양(南嶽懷讓)대사에게 선법을 이어받은 ‘기와를 갈아서 거울을 만들기(마전성경/磨磚成鏡)’ 일화입니다.
그렇게 어느 날,
마(馬)씨 성(姓)을 가진 한 수좌가 와서 신심(信心)을 내어 불철주야 공부를 이어갔는데, 그런데 이 수좌는 항상 좌선(坐禪)하는 것만을 고집하여 자리를 뜨는 법이 없었습니다.
회양조사(懷讓祖師)께서 하루는, 앉는 데 국집(局執)하는 그 병통을 고쳐 줘야겠다고 생각하시고, 좌선중인 도일(마조도일/馬祖道一)스님에게 말을 건넵니다.
“대덕(大德)은 좌선(坐禪)을 해서 무엇 하려 하시오?”
도일스님이 대답했습니다. “부처가 되려 합니다”
회양조사는 바로 나가서 기와 하나를 가지고 와서 절 앞의 바위 위에다 갈고 있었습니다.
도일스님이 이를 보고 물었습니다. “큰스님 무얼 하시렵니까?”
회양조사가 대답하기를 “거울을 만들려 하오”
도일이 말했습니다. “기와장을 간다고 거울이 되겠습니까?”
이에 곧바로 회양조사가 응수합니다. “좌선만 한다고 어찌 부처를 이루겠는가?”
회향 조사는 “사람이 수레를 몰고 가는데 수레가 가지 않으면 바퀴를 때려야 하겠소? 소를 때려야 하겠소?”
도일스님이 대답이 없으니 회양조사가 다시 말했습니다.
“그대는 좌선을 배우는가? 부처를 배우는가? 만일 좌선을 배운다면 좌선은 앉는 데 있지 않고, 만일 앉는 부처를 배운다면 부처는 일정한 형상이 아니다. 머무를 곳이 없는 법에 대하여 취하고 버리려는 생각을 내지 마라. 그대가 만일 앉은 부처가 된다면, 그는 부처를 죽이는 일이요, 앉는 일에 집착된다면, 그 이치를 통달하지 못한다”
도일스님은 회양조사의 가르침을 받고 마치 제호(醍醐)를 마신 것 같이 기뻐하면서 절하였다 합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있어서 깨달음은 어디에서 찾고 있습니까?
모든 종교가 그러하듯 인간의 근원적 생각 즉, ‘집착이 고통의 근원’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모든 고통은 사라지고 ‘날마다 날마다 좋은날(日日是好日)’이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떤 틀에 고정되지 말고, 넓게 현실을 인식하면서, 깨달음을 생각하는 그런 한주였으면 합니다.
2021년 03월 01일
曉觀山房에서
仁潭合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