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斷想[民畵]
민화(民畵)는 옛날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생활 속에서 일반적으로 민속(民俗)에 얽힌 관습적인 그림이나 오랜 역사를 통해 사회의 요구에 따라 같은 주제를 되풀이 하여 그린 생활 그림을 말합니다.
조자용(趙子庸)은 ‘서민·평민·상민·민중 등 사회 계층이나 신분의 구별 없이 도화서 화원은 물론 모든 한국 민족들이 그린 그림’이라 해석하였고, 김호연(金鎬然)은 ‘민족의 미의식과 정감(情感)이 표현된 겨레의 그림인 민족화’, 이우환(李禹煥)은 ‘평민·서민의 습관화된 대중적인 그림’으로 정의하였습니다.
대체적으로 좁은 의미에서 그림을 전문적으로 그리지 않는 사람들이 그린 그림만을 가리키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직업 화가인 도화서(圖畫署)의 화원(畫員)이나 화가로서의 자질과 소양을 갖춘 화공(畫工)이 그린 그림도 포함합니다.
민화에는 자연의 경치, 복을 받고 오래 살기를 바라는 마음, 종교에 대한 믿음, 생활 풍속 등의 내용이 들어 있는데, 우리 민화에는 순수하고 소박하며 솔직한 우리 민족의 정서가 잘 나타나 있습니다.
보통 민화에는 자연에 대한 사랑, 웃음을 잃지 않는 익살과 멋이 배어 있는데, 민화의 시작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순수하고 단순한 내용으로 보아 우리 민족의 역사와 더불어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민화[民畵]
민화는 내용에 따라 화조도(꽃과 새를 그린 그림), 어해도(물고기 등을 그린 그림), 호작도(호랑이와 까치를 그린 그림), 십장생도(장수를 뜻하는 해·달·물·구름·돌·소나무·학·거북·사슴·불로초 등을 모아 그린 그림), 산수도(자연의 빼어난 경치를 그린 그림), 풍속도(농사짓는 모습과 같은 생활의 여러 풍속을 그린 그림), 고사도(옛이야기의 내용을 그림으로 나타낸 그림), 문자도(글자로 된 그림), 책가도(책과 문방사우를 소재로 그린 그림), 무속도(불교·도교·유교·무속 등의 종교적인 내용을 그린 그림) 등으로 나누어집니다.
경주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 선배님께서 서제를 정리하는데, 관심 있는 책이 몇 권 있어 지금도 보관하고 있는 『韓國民畵』, 『李朝陶磁』, 『韓國佛敎美術』 입니다.
1978년 중앙일보와 동양방송이 편찬한 한국의 미⑧ 『한국민화(韓國民畵)』에는 조선조 시대에 그려진 것 중에서 미 공개된 작품의 수록을 원칙으로 하되, 전체의 20%가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개된 작품을 함께 수록하였습니다.
이 책의 도판해설(圖版解說)에서 한국의 많은 민화는 벽사(辟邪/요사스러운 귀신을 물리침)를 위한 문배(門排/문 앞에서 물리침)같은 그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병풍차(屛風次/병풍으로 꾸밀 그림이나 글)처럼 6폭, 8폭, 10폭, 12폭을 한 세트로 그렸습니다.
이때는 일관된 의미의 연결, 그림 자체의 가락이 있는 것으로 같은 틀에서 함께 보아야 그 참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책에는 박용숙님의 「회화(繪畵)로 보는 민화」 논제에는 ‘민화는 민중종교의 산물’이었으며, ‘민화가 현대 회화에 끼친 영향’ 등을 통하여 “민화의 한 민족이나 개인이 전통적으로 이어온 생활 습속에 따라 제작한 대중적인 실용화의 개념을 현대 작가들이 민화를 자신의 작품세계에 끌어드리면서, 민화의 민중적인 요소에 주목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향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있어서 ‘민화의 벽사(辟邪)와 문배(門排)적 요소’에 대하여 어떻게 이해하고 있습니까?
세시기의 기록을 통해서 설날의 민화를 세화(歲畵)라고 불렀고, 수성도·선녀도·신장도·호랑이·닭 같은 그림들을 사용했었습니다. 또한, 입춘날은 입춘방(立春榜/입춘첩)을 글씨로 써서 붙이는 날이지만 그 글의 내용이 민화그림과 꼭 들어맞았으며, ‘닭이 새해의 덕을 밝히고, 개가 지난해의 재를 쫓는다’는 등의 글귀가 바로 그것입니다.
최근 민화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지자체별 주민·문화강좌 등을 통하여 민화수업을 많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묵화와 달리 초보자도 쉽게 배울 수 있는 민화강좌를 추천 드리며, 이번 주는 민화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보는 그런 한주였으면 합니다.
2021년 09월 13일
曉觀山房에서
仁潭合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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