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

월요斷想[四君子]

효관 2021. 8. 1. 16:23

월요斷想[四君子]

 

동양화에서 군자(君子)와 같다는 뜻으로, 유교문화권에서는 일찍부터 문사(文士)들이 매(), (), (), ()을 사군자(四君子)로 일컬으며 시화(詩畫)의 소재로 삼아 군자기상(君子氣像)을 그에 가탁(假託)하여 표출해 내고자 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문사 배출이 본격화되던 고려시대부터 사군자그림이 문사들 사이에 유행하게 되었는데, 대표적으로 김부식(金富軾)과 정서(鄭敍)가 대나무를 잘 그렸다든가, 정지상(鄭知常)과 조희룡(趙熙龍)이 매화를 잘 그렸다는 등의 사실이 이를 증명해줍니다.

 

사군자[四君子]

군자(君子)란 인(), (), (), (), (), (), (), ()8()과 학문을 고루 갖추어 위험과 곤란에 처할수록 절의(節義)가 더욱 빛을 발함으로서 뭇사람들의 존경을 일신(一身)으로 모시는 사람을 일컫는 말입니다.

식물도 이와 같은 기질을 타고난 것이 있으니, 매화(梅花)는 눈 속에서 꽃망울을 터뜨리어 방향(芳香)을 찬바람에 실어 보내고, 난초(蘭草)는 바위나 돌 틈에 뿌리를 박고 천박하게 살아가나 사시사철 푸름을 잃지 않고 곧은 꽃대 위에 수줍은 꽃을 피워 맑고 그윽한 향기로 산과 들을 가득이 채웁니다.

국화(菊花)는 서리 친 가을에 홀로 피어 오상고절(傲霜孤節)을 자랑하고, ()는 절도 있게 수직으로 자랐으되 속 비고 껍질이 단단하여 설한풍(雪寒風)을 이기며, 겨울에도 푸름을 잃지 않으니 절도(節度)와 불굴(不屈), 허심(虛心)의 상징이라 일찍부터 군자의 표상으로 꼽혀 왔습니다.

테마 한국문화사 시리즈의 제8사군자 : 매란국죽으로 피어난 선비의 마음돌베게(2011)는 한국을 비롯한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의 핵심적인 문화원형 가운데 하나이자, 지금도 여전히 수묵화의 소재로 일반인들에게 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사군자 그림의 문화사를 총체적으로 집약한 책입니다.

이 책의 서두에서는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를 특별히 사군자(四君子)라 부르게 된 연유, ‘사군자가 문인들의 사랑을 받게 된 배경과 역사적 흐름을 살폈습니다. 특히, 사군자를 생활과 사상의 일부로 삼았던 문인들의 고결하고 흥미로운 삶의 이야기 그리고 이를 소재로 한 대표작 그림들을 통해, 문인과 선비들이 가장 사랑했고 주된 창작의 소재로 여겼던 사군자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어 소개합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있어서 군자의 덕목을 이야기 하는 사군자는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추사(완당) 선생은 난초 그리는(치는) 것은 서예에서 예서(隸書)글씨를 쓰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그 깊은 뜻은 책을 많이 읽어 교양이 쌓여야 남을 흉내 내는데 그치지 않고 저절로 좋은 난초그림을 그린다는 의미입니다.

추사의 제자였던 우봉(又峰) 조희룡(趙熙龍)자신이 매화를 사랑하는 마음이 골수에 스며들어 10년 동안 매화 그림만 그렸다고 합니다.

조선시대의 문인 화가들은 대개 좋아하는 식물이 따로 있어 이들의 성질과 특징이 군자가 되려고 공부하는 문인이나 학자들 마음에 꼭 들었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주는 사군자를 통하여 군자의 덕목과 내가 좋아하는 식물은 무엇이며, 코로나-19로 인하여 모든 작품전이 취소되어 있지만, 내가 소유하고 있는 작품이나, 사군자 관련 책자 등을 통하여 동양화를 감상하고, 옛 선인의 군자 덕목을 생각해 보는 그런 한주였으면 합니다.

 

20210802

曉觀山房에서

仁潭合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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