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관산방 촟불아래 습작 詩

내 마음의 고향(故鄕)

효관 2020. 12. 18. 22:54

내 마음의 고향(故鄕)

 

소꿉친구가 있고,

골목대장 놀이하던

유년기 내 마음의 고향은 수백(粹白)

 

까까머리에

교복과 교련복에 숱한 사연이 있고,

야간자율학습과 도시락,

써클과 봉사활동,

여고 고적대의 짧은 치마 훔쳐보며

빵집을 찾던,

소년기 내 마음의 고향은 청운(靑雲)

 

고향 떠나 유학생활,

상아탑 그늘아래

철학과 이성을 이야기 하고,

쪽지에 사연 담아 팝송을 즐겨 들었던

노래다방의 추억,

그리고 만남을 통해 사랑을 나누었던,

청년기 내 마음의 고향은 인연(因緣)

 

첫 직장!

미래를 설계하기도 전에

무겁게 짓누르던 과중한 일상,

누런 월급봉투와 명세서 한줄,

한잔 술과 뽀얀 담배연기 속에서

오늘의 고뇌와

내일의 꿈을 이야기하던

·장년기 내 마음의 고향은 청춘(靑春)

 

어느덧!

석양의 노을은 붉고

학발(鶴髮)을 표무(飄舞)하며

지난 세월을

추억으로 끄집어내는...

그리고 또 다른 나를 찾아 떠나는

노년기 내 마음의 고향은 귀향(歸鄕)

 

2019. 05. 05

曉觀山房에서 仁潭 崔鶴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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