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고향(故鄕)
소꿉친구가 있고,
골목대장 놀이하던
유년기 내 마음의 고향은 수백(粹白)
까까머리에
교복과 교련복에 숱한 사연이 있고,
야간자율학습과 도시락,
써클과 봉사활동,
여고 고적대의 짧은 치마 훔쳐보며
빵집을 찾던,
소년기 내 마음의 고향은 청운(靑雲)
고향 떠나 유학생활,
상아탑 그늘아래
철학과 이성을 이야기 하고,
쪽지에 사연 담아 팝송을 즐겨 들었던
노래다방의 추억,
그리고 만남을 통해 사랑을 나누었던,
청년기 내 마음의 고향은 인연(因緣)
첫 직장!
미래를 설계하기도 전에
무겁게 짓누르던 과중한 일상,
누런 월급봉투와 명세서 한줄,
한잔 술과 뽀얀 담배연기 속에서
오늘의 고뇌와
내일의 꿈을 이야기하던
청·장년기 내 마음의 고향은 청춘(靑春)
어느덧!
석양의 노을은 붉고
학발(鶴髮)을 표무(飄舞)하며
지난 세월을
추억으로 끄집어내는...
그리고 또 다른 나를 찾아 떠나는
노년기 내 마음의 고향은 귀향(歸鄕)
2019. 05. 05
曉觀山房에서 仁潭 崔鶴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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